박동식(40) 씨에게 철인3종 경기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감동의 드라마다.
1995년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로 떠나 8년 동안 전 세계를 떠돌던 박 씨는 여행이 일상이 되어갈 무렵 고등학교 시절 텔레비전에서 본 철인3종 경기를 떠올렸다.
1982년 하와이 대회 여성 참가자인 줄리 모스가 수차례 쓰러지고도 무릎으로 기다시피 하며 끝내 결승선을 통과하던 순간의 감동을 기억해낸 박 씨는 그날로 동네 헬스클럽과 수영장에 등록했다.
이전까지 정식으로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끈질긴 노력 끝에 반년 만에 경포대에서 열린 코리아트라이애슬론대회에 출전해 완주했고 2년 만인 올해 챌린지컵을 완주해 철인 중의 철인으로 공인받았다.
챌린지컵은 1년 동안 24시간 달리기(봄), 철인3종 경기(여름), 100km 카누(가을), 100km 스키 크로스컨트리(겨울)를 모두 통과해야 완주로 인정받는다. 지금까지 완주자는 박 씨를 포함해 3명뿐.
박 씨는 결승선에서 끝내 포기하지 않고 철인3종 경기를 완주하는 이들을 보면 아직도 매번 눈물이 난다며 그 순간의 감동이 내 일상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없다는 좌우명을 가진 박 씨의 새해 목표는 자전거를 타고 히말라야를 넘는 것이다.
극한의 체험에 도전하는 보통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마라톤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열광하고 사막마라톤, 철인3종 경기 같은 극한 스포츠에 몰두한다.
홍대식(심리학) 성신여대 교수는 사회적으로 여유가 생길수록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신체적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이가 많아진다고 분석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