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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하면 다 나와, 휴대전화로!

Posted January. 16, 200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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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2008년 10월 31일까지입니다. 현재 회수 대상이므로 가까운 유통점에서 교환하시기 바랍니다.

2008년 11월 20일 6개월짜리 장기 해외출장을 마치고 막 귀국한 정보기술(IT) 회사의 연구원 K 씨. 출장보고서를 쓰려고 밤샘 작업을 하던 중 출출한 속을 채우기 위해 사무실 구석에 놓여 있던 라면 몇 봉지와 즉석밥을 찾아냈다. 하지만 휴대전화기를 라면봉지에 부착된 전자태그(RFID)에 갖다대자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문자메시지가 떠올랐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고, 이르면 내년부터 현실에서 경험할 실제 상황이다. 식품에도 언제 어디서나 제조와 유통의 모든 정보를 소비자가 알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유통기한 리콜대상 여부 등 상세히

이런 일은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가능해졌다.

한국식품공업협회가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사회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이 시스템은 늘어나는 식품안전사고의 원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만들어졌다. 소비자들에게 식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있다. 나중에는 요리법도 포함될 예정이다.

시스템 운용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먼저 제조업체가 해당 식품 포장지에 RFID를 부착한다. 여기에는 원료 원산지 생산제조 과정 유통기한 등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들어 있다. 이 정보는 식품공업협회에 설치된 대형 컴퓨터에 저장된다.

또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도 세세히 기록된다. 생산 공장에서 출고돼 중간 도매상과 물류업체를 거쳐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으로 이동할 때까지의 유통 정보가 RFID를 통해 식품공업협회에 전달된다.

소비자는 이렇게 쌓인 정보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설치될 RFID 판독용 단말기나 RFID 판독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년 본격 서비스 단말기 하반기 출시

식품공업협회는 지난해 12월에 CJ, 농심, 파리크라상, 동원F&B 등 4개 식품업체와 동원산업로렌스, 메가마트 등 2개 물류유통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이 시스템에 대한 시범사업을 벌여 성공리에 마쳤다.

식품공업협회 기획홍보부 민성식 과장은 4월과 하반기에 시범사업을 추가로 두세 차례 실시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RFID 판독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단말기를 올해 하반기 시판할 예정으로 현재 막바지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홍보팀 최호민 차장은 시범사업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다며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면 실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들 업체는 대부분 긍정적이다.

RFID 제조비용 비싼 게 흠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우선 RFID의 제조 가격이 비싼 데다 중소기업이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 데에는 부담이 크다.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RFID 전문업체 KPC의 김은태 이사는 모든 상품에 적용될 수준으로 제조 가격이 낮아지려면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법령과 제도의 신속한 보완도 과제다.

복지부 식품정책팀 최규호 사무관은 식품 관련 업자의 거래 기록과 거래 내용 보관을 의무화했고, 식품위생법과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제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황재성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