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프로농구 SK 체육관.
슈팅 훈련을 하던 선수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졌다. 방성윤(25)이 덩크슛을 성공시킨 것. 흥분한 방성윤은 선배들에게 달려가 덩크슛 봤어요?라고 물었다. 못 봤다는 사람이 많았다.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이번엔 실패. 지켜보던 문경은(36)이 나도 한번 해 보겠다고 나섰다. 공을 높이 던진 뒤 잡아 채 림을 노렸지만 아깝게 실패. 팀 최고참과 막내급 후배의 덩크슛 이벤트에 체육관은 한동안 웃음바다가 됐다.
SK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 덕분에 요즘 상승세가 무섭다. 17일 현재 비록 8위에 머물러 있지만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주연은 방성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평균 22.4득점, 리바운드 4.4개, 어시스트 4.4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보다 득점도 많아졌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부쩍 늘었다. 용병 숲을 뚫고 과감한 레이업슛을 할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주연이 돋보이도록 한 조연은 문경은. SK는 1일자로 문경은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했다. 임명장도 없고 코치 수당도 없지만 문경은은 반갑게 받아들였다. 은퇴한 뒤 SK 코치로 남는 수순임을 알기 때문.
코치로서의 문경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방성윤과의 면담이었다. 2시간가량 계속된 자리에서 선배는 후배에게 네가 메인이 되면 내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힘을 실어 줬다. 방성윤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성윤은 요즘 신바람이 난다. 잠깐 쉬라고 해도 끝까지 뛰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평화적 세대 교체 이후 SK는 5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향해 한 발짝씩 다가서고 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