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에서 마라톤 세계 대전이 벌어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마라토너들이 3월 18일 열리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 검은 대륙 아프리카 케냐의 건각들과 빅 매치를 벌인다.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 보유자 이봉주(37삼성전자)를 비롯해 차세대 희망 지영준(26코오롱)과 엄효석(23건국대), 미완의 대기 조근형(27대우자동차판매), 여기에 여자 한국 기록(2시간 26분 12초) 보유자 권은주(30제주시청)까지. 한국 마라톤의 남녀 최고 별들이 총출동한다.
마라톤 강국 케냐에서는 2006 로테르담마라톤에서 2시간 6분 44초를 기록해 지난해 세계 랭킹 5위를 기록한 폴 키프로프 키루이(27), 2시간 8분 02초의 잭슨 코에치(28), 2시간 8분 13초의 제이슨 음보테(29)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여자부에서는 2002 서울국제마라톤 챔피언으로 2시간 24분 02초의 기록을 가진 웨이야난(27중국), 2시간 25분 42초의 워크네시 톨라(에티오피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나선다.
2000년 2월 도쿄마라톤에서 한국 기록을 세웠던 봉달이 이봉주는 다시 한번 2시간 7분대를 뛰겠다며 2004년 이후 3년 만에 기록의 산실인 서울국제마라톤 출전을 결정했다. 이봉주는 평탄한 서울 코스에서 케냐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 기록 경신까지 노리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영준은 도하 아시아경기 참패 이후 방황에서 벗어나 재도약을 선언했다. 지영준은 도하에서 2시간 19분 35초의 저조한 기록으로 7위에 머물러 한국의 아시아경기 남자 마라톤 5연패 목표 달성에 실패한 뒤 두문불출하며 고민에 빠져들었다. 마라톤을 계속해야 하나란 의문도 가졌지만 결국 내가 할 일은 마라톤이라며 13일 경북 구미시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2003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시간 8분 43초) 경신이 1차 목표.
올해 건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둥지를 트는 엄효석은 프로로서 처음 맞는 풀코스 도전에서 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방황 끝에 코오롱을 떠나 신생 대우자판으로 옮긴 조근형에게는 이번 대회가 도약의 무대. 2005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15분 01초를 기록하는 등 한국 마라톤을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았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기록을 내지 못했다. 백승도 감독의 지도를 받는 조근형은 11일부터 미국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강도 높은 고지훈련을 받고 있다.
1997년 여자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소리 없이 사라졌던 권은주는 서른 살의 나이에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2002 서울국제마라톤의 2시간 36분 20초를 끝으로 풀코스를 뛰지 않았던 그는 지난해 인천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16분 37초로 우승해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