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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찍은 사진 한장 보내주시라요~

Posted January. 29, 2007 04:43,   

日本語

안녕하십니까.

27일 오후 각국 빙상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중국 창춘 시내의 창바이산 호텔. 2층 식당 한쪽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북한 선수 3명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자 그중 한 명이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한국 기자에 대한 경계심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5명 중 3명으로 인사를 받은 선수는 한상국(29조선체육대). 그는 이번 대회 500m와 5000m 계주에 출전합니다. 현재 대표팀에서 내가 가장 큰형이지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가장 어린 선수는 누구냐고 묻자 옆에 앉아 있던 엄철(19)이 접니다라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또 한 명은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나중에 대회 선수단 자료를 보고 한철민(21)임을 알 수 있었다.

한상국은 원래 스케이트 선수였는데 1993년에 쇼트트랙으로 바꿨다고 했다. 엄철은 처음엔 레슬링 선수였다.

북한은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 때 쇼트트랙 남자부에 2명이 출전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남녀 5명씩 모두 10명이 출전했다.

조심스레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상국은 뭐 하러 식당에서 찍습니까. 밖에 나가서 찍지. 사진 찍으면 저희한테도 기념으로 좀 보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과의 대화는 곧 중단됐다. 북한 대표팀 감독이 와서는 경기 전에 취재를 하면 선수들이 부담스러워서 지장이 있으니 그만하라며 취재를 만류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은 예전에 비해 한국 선수단에 대해 훨씬 우호적이라는 것이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폐쇄적인 모습도 보였다. 쇼트트랙의 경우 양 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남북 합동훈련 얘기가 나왔는데 국내 언론이 이를 보도하자 곧바로 취소해 버린 것.

창춘 동계아시아경기는 28일 오후 9시 창춘 우환빙상체육관에서 개막해 다음 달 4일까지 8일간 열전을 치른다. 한국과 북한은 개회식에서 20명씩 40명의 선수단이 독도가 선명하게 표시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