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 관련 행사인 3GSM 세계회의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 통신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올해 행사도 업계를 아우르는 큰 트렌드가 3GSM 행사에서 나타났다. 산업 측면에서는 통신업체 연합체의 강화가, 휴대전화 단말기 측면에서는 슬림화의 지속과 특화폰의 새로운 등장이 눈길을 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전 세계 통신업체가 항공업계처럼 연합체(Alliance)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3GSM 행사장에서는 기존 연합체의 세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며, 서비스 중심의 새로운 연합체도 출범했다.
SK텔레콤은 12일(현지 시간) 3GSM 행사장에서 아시아 주요국 이동통신사업자로 구성된 BMA(Brige Mobile Alliance)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BMA는 싱가포르(Singtel) 말레이시아(Maxis) 인도(Bharti) 인도네시아(Telkomsel) 마카오(CTM) 등 아시아 10개국 이동통신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유럽지역 중심의 프리무브(Freemove) 연합체도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로 제휴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GSM 행사장에서 관계사들과 협의 중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전자결제와 관련한 서비스 차원의 연합체가 처음 결성됐다.
한국의 KTF를 비롯한 14개 이동통신업체들은 13일 세계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신용카드 대신 쓸 수 있는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KTF와 싱귤러, NTT도코모 등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가 참가한다. KTF는 올해 안에 한국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
통신업체들이 연합체를 강화하는 목적은 서로 뭉쳐야 투자비용이 줄어들고 시너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자동로밍이 핵심 서비스인 3세대(3G) 이동통신의 경우 협력사가 많아야 로밍 가능 지역이 늘어나고 단말기와 네트워크 장비를 싸게 공동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3GSM은 휴대전화 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행사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휴대전화의 단말기 트렌드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5.9mm 휴대전화가 포함된 4종의 울트라 에디션 를 내놓았다. 슬라이드를 올리면 전화기가 휘면서 얼굴 모양에 맞게 변하는 모토로라의 레이저도 대표적인 슬림폰.
올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것은 e메일이나 동영상 등 특정 기능을 강조한 특화폰들이다. 전시장 여기저기서 메시지나 e메일을 쉽게 보낼 수 있는 비즈니스 특화폰,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폰 등 특화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니에릭슨은 MP3플레이어 기능에 초점을 맞춘 워크맨 시리즈를 선보였다. W 버튼이 따로 있어 터치 한번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노키아는 어디서나 방송을 볼 수 있는 모바일 TV폰(N77)을 내놓았다. 휴대전화의 양끝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달아 전화기를 가로로 세워 놓으면 영락없는 TV다.
소재 면에는 메탈이 인기다. 대표적인 단말기는 LG전자의 샤인폰. 삼성전자나 노키아, 소니에릭슨도 모두 메탈 소재의 전화기를 선보였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회의장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초콜릿폰의 성공에 이어 올해는 샤인폰과 프라다폰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7800만 대의 휴대전화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우 문권모 sublime@donga.com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