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 온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취임 56일 만인 15일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이 대학 본관에서 이승환 대외협력처장을 통해 지금의 사태가 원만하게 수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재단 이사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교무부총장과 처장단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14일 자신이 제안한 재신임 투표 결과 전임교원 1219명 중 478명이 참여해 신임한다고 밝힌 교수가 424명(88.7%)으로 나타났으나 낮은 투표율과 투표 자체의 정당성 문제 등으로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처장은 이 총장이 다양한 경로로 의견을 들은 뒤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이 사의를 공식 표명한 뒤 현승종 이사장은 오후 4시경 인촌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이사회를 소집해 결정하겠지만 사실상 사표를 수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이사장은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개최해 그에 따른 조치와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교무부총장의 사표는 행정 공백을 피하기 위해 수리하지 않고 총장 직무대행을 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장 선출에서 직선제, 간선제 모두 문제점이 발견됐다면서 이사회에서 논의해 결정하겠지만 총장 지명제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교수의회 의장단은 그동안 학내 논란의 중심이 됐던 총장이 조기에 물러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차기 총장 선출부터는 후보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증해 학교 발전을 저해하는 논란이 재발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