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일 평양에서 폐막한 제20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에 40만50만 t의 쌀 차관을 제공하고 30만 t가량의 비료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우선 3월 중 북측의 봄 농사에 필요한 비료 15만 t을 전달할 방침이다.
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종결회의를 마친 뒤 예년 수준의 쌀 비료를 원칙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엔 봄이 빠르기 때문에 (봄철용 비료 지원)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북측에 연간 40만50만 t의 쌀을 차관 형식으로, 비료 30만35만 t을 무상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남북은 이날 공동보도문을 채택하면서 쌀과 비료의 양과 전달 시기를 명기하지 않고, 쌀 차관 문제를 결정하게 될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4월 1821일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
남측은 북측이 6자회담 213합의(북핵 폐기에 관한 2005년 919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에 관한 합의)에 따라 4월 13일 이전에 핵 시설 폐쇄(shutdown) 등의 조치를 이행하는 것과 연계해 쌀 차관 제공 및 추가 비료 지원을 할 방침이다.
남북은 2729일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실시하고 5월 초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대면상봉 행사를 열기로 했다. 또 조만간 금강산의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도 재개할 방침이다.
남북은 4월 1012일 금강산에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어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고,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는 것을 전제로 올 상반기에 경의선 및 동해선 열차를 시험운행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올해 615남북공동선언일과 815광복절을 계기로 평양과 남측 지역에서 열릴 민족통일대축전에 적극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차기 남북 장관급회담은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평양=공동취재단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