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째. 하마터면 팬들은 이들의 고별 무대를 볼 뻔했다.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 갑자기 터진 해체설, 그룹명 소유권을 놓고 벌인 전 소속사와의 분쟁 그리고 이들과 상관없는 2기 그룹까지. 사랑의 시 행복하지 말아요 등의 히트 곡을 낸 3인조 밴드 엠시 더 맥스(MC The Max사진)는 2007년 시작부터 심난했다. 그러나 마치 밑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른 듯 이들은 18일 1년 5개월 만에 5집 리턴즈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만나자마자 게임 같이 하실래요?라며 기자에게 미니 오락기를 내미는 이들에게서 그간의 일들을 키워드로 들어 봤다.
이별?
5집 녹음 도중 그룹 해체 소식을 접했다. 전 소속사는 우리가 음악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며 그룹 해체를 발표했는데 마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했다. 우리는 음악을 관둘 이유가 전혀 없다.(이수26보컬)
전 소속사가 그룹명을 우리가 사용하지 못하게 법원에 상표 서비스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그러자 엠시 더 맥스 2기를 데뷔시켜 졸지에 같은 이름의 그룹이 두 개나 됐다. 하지만 우리는 변함없이 엠시 더 맥스다. 때로는 우리의 음악 열정이 외부 요인에 지장을 받는 현실이 한탄스럽다. 가수의 롱런 비결은 실력보다는 오래 버티기에 달려 있는 것 같다.(전민혁26드럼)
R&B(록 앤드 발라드)?
사실 우리 음악의 정체성은 록이다. 하지만 그간 우리는 한국 정서에 맞는 발라드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즉,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해 온 것이다.(제이윤24베이스, 바이올린)
그래서 5집에는 록 음악과 발라드를 적절히 섞었다. 데뷔 초 분위기가 풍기는 리턴즈는 신나는 록 음악이고 1980년대 뉴웨이브 사운드를 담은 모멘트, 제이윤이 급체한 뒤 만든 펑키 스타일의 레인 등 앨범에 수록된 15곡 중 절반이 동적()이다. 하지만 타이틀 곡은 여전히 발라드 가슴아 그만해다. 언젠가 록 밴드의 진면목을 보여 줄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분명 과도기에 있다.(이수)
A형 애늙은이?
1999년 신해철에게 발탁돼 2000년 문차일드라는 그룹으로 데뷔한 지 7년째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활동을 이어 올 수 있었던 이유? 서로 채무관계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웃음). 그보다는 셋 다 A형이라 서로 상처 주지 않으려고 말하기 전에 12번도 넘게 생각한다.(이수)
다들 디지털을 외치지만 우리는 아직도 CD가 좋고 나이를 먹는 것이 기쁘다. 10대 때는 노래를 부르는 데 급급했다면 지금은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A형 애늙은이인 것 같다.(전민혁)
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