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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월 항쟁 20년에 민주주의를 짓밟는 정권

[사설] 6월 항쟁 20년에 민주주의를 짓밟는 정권

Posted June. 09, 20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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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민주항쟁은 1972년 10월 유신과 1980년 전두환 군부세력의 헌정 파괴로 중단됐던 민주주의를 회복한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쿠데타와 요식 절차에 그친 선거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 독재정권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저항을 투옥과 인권 유린으로 억압했지만 성난 파도와 같은 민심 앞에 끝내 무릎을 꿇었다. 민주화는 특정 정파나 특정 세력의 전리품이 아니라 서울시청 앞 광장과 전국 주요도시의 거리를 가득 메웠던 피플 파워의 승리였다.

본보도 독재 정권에 맞서고 민주화의 편에 서서 국민과 고난을 함께했으며,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등 진실보도를 통해 6월 항쟁을 점화 확산시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당시엔 정권에 굴종하며 침묵했던 일부 방송이 마치 민주화의 선봉에 서기라도 한 듯이 설치고 있고, 노무현 정권은 권력의 잘잘못을 시시비비()하는 언론을 민주주의의 적()이나 되는 듯이 몰아가고 있다. 세계 어느 민주국가에서나 언론은 정치권력을 감시 비판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

우리 국민은 민주화 이후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며 평화적 정권 교체의 전통을 확립했다. 그럼에도 선출된 권력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포퓰리즘이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유와 인권, 법치()와 언론 자유다. 한정된 임기 내의 국정을 수임한 세력이 헌법과 법률을 조롱하고 모든 자유의 토대인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화는 정치적 억압뿐 아니라 빈곤, 차별 등 각종 사회경제적 구속으로부터 구성원이 자유로워짐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다. 짧은 기간에 산업화에 이어 민주화를 이룩한 우리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다시 점화시킨다면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6월 항쟁의 정신을 살리고 민주화를 완성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