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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열이가 살아난다

Posted June. 09, 20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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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20년 전의 함성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4시부터 20년 전 투쟁의 장소이자 이한열 씨의 영결식 때 100만 명의 군중이 운집했던 서울광장에서 이한열 열사 20주기 추모제를 열고 그 자리에서 민주주의 시민축제를 이어서 진행한다.

20년 전에는 투쟁의 함성이었다면 지금은 기쁨의 환호성이 울린다. 한국 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힙합 공연을 한다.

6월 항쟁 당시 이한열 씨의 장례식 때 한풀이 춤을 춰 시민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던 서울대 체육교육과 이애주 교수도 20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같은 날 아침 YMCA는 20년 전 6월 우리가 하나였듯 지금도 하나가 되자는 취지에서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12개 도시에서 동시에 대한민국 하나로 잇기 국민대행진을 벌인다.

이 행사 참여를 위해 8일 현재 5000여 명이 신청했으며 행사가 끝난 뒤 12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함께하는 민주화 축제가 열린다.

610항쟁 당일인 10일에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준)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6월 항쟁 20주년 계승 범국민 대행진을 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는 610항쟁 20주년이라는 뜻 깊은 날이기 때문에 2만5만 명의 시민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총장도 추모 편지를

서울대에서는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대학 측이 적극적으로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서울대는 1987년 1월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씨의 추모행사에 여념이 없다. 서울대는 7일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선포식을 열었고 이 행사에 총학생회도 함께했다.

또 서울대 언어학과와 박종철기념사업회는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언어학과 사무실 앞 공터를 박종철 광장으로 조성하고 인문대 안에 박종철 강의실 또는 박종철 도서관을 마련할 것을 학교 측에 제안했다.

연세대 역시 학생들뿐 아니라 총장과 대학 기관까지 이한열 씨 추모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연세대 정창영 총장은 학기를 마치며 7일 학생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이 씨와 관련된 이야기를 절반 이상 썼다. 1987년 이후 그동안 학생들 차원에서 추모행사는 있었으나 총장이 나서 이한열 추모 편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 총장은 편지에서 이한열 군의 희생을 안타까워했던 국민들의 마음속에 민주주의를 위한 열망은 불꽃처럼 타올랐고 마침내 우리는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이 군의 고귀한 희생은 독재의 암울한 시대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 시대로의 이행을 가능케 했던 귀한 씨앗이라고 썼다.

정 총장은 이어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20년 전 교정에서 채 다 피지 못하고 한 송이 꽃으로 쓰러져 갔던 이 군의 고귀한 뜻을 되새기는 길이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연세대는 또 1300여 개의 수업이 개설된 사이버강의 홈페이지에 6월의 인물로 이 씨를 선정하고, 약력과 사진을 게재했으며 학생들은 8일 이한열 열사 20주기 추모제 기획단을 꾸려 낮 12시부터 오후 11시경까지 추모행사를 열었다.



최우열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