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는 초중고교에 학생 1인당 15만7000원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반면 강북구는 1만9000원에 그치는 등 서울시내 구별 교육비 지원이 최고 8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25개 구청의 교육경비 보조 지출 정보를 분석한 결과 25개 구가 모두 654억7885만 원으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평균 4만5500원이었지만 구별로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구청이 지출하는 교육경비는 구청장이 인정하는 학교교육 여건 개선 사업 학교급식 시설 및 설비 개선 사업 학교교육 정보화 사업 지역주민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사업 지역주민과 학생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 공간 설치 사업 등에 사용된다.
대기업 많은 중구 1위=서울에서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원이 가장 많은 곳은 중구로 학생 1인당 15만7800원을 지원했다. 대기업이 몰려 있어 법인세 수입이 많은 덕분에 재정자립도가 74.3%로 높고 전체 예산의 2%인 43억5000만 원을 교육비로 지원했다.
용산구가 학생 1인당 12만2700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이어 서초구 11만3500원 마포구 9만2100원 강남구 6만7000원 중랑구 6만2600원 구로구 5만4000원 영등포구 5만200원 등의 순이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교육비 지원액은 각각 61억9398만 원, 55억3857만 원으로 1, 2위이고 서울시 전체 지원액의 18%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지역은 학교와 학생 수가 많아 1인당 교육비 순위는 3, 5위를 차지했다.
중구는 많은 교육비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각 학교마다 영어체험 학습실 설치, 과학실 현대화 사업, 물칠판 교체 사업 등 학교시설 투자를 마무리했다. 또 공립 초등학교 6학년 학생 1328명 전원을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에 보냈고 9월부터는 24개 초중고교에 원어민 영어교사 26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만족도가 선거에도 영향을=재정자립도가 낮지만 교육 투자에 열심인 곳도 많다. 주민의 교육만족도가 자치단체장 선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랑구는 재정자립도가 29.27%로 25개 구 가운데 꼴찌였지만 전체 예산 중 교육비는 1.6%인 35억6100만 원을 지원해 6위를 차지했다. 재정자립도가 43.87%인 구로구도 학생 1인당 5만4000원을 지원해 7위를 차지했다.
중랑구는 동부교육청과 협력해 영어논술 수월성 중심학교를 지정했다. 이 지역 내 모든 학생이 지정된 학교에 와서 영어와 논술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색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주민의 행정만족도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지만 교육비 지원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84.21%인 송파구는 학생 1인당 교육비가 2만2100원에 불과했고 양천구(재정자립도 59.75%)도 2만4700원에 그쳤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구청의 재정자립도가 교육비 지원에 영향을 주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교육에 대한 구청장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