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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Posted October. 06, 2007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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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다 놓은 보릿자루?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경제계 인사 17명에 대한 예우가 뒷말을 낳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 4대 그룹 대표로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협 기업 대표로 이구택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동행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일정에 말 그대로 동행하는 것 외에 이들에 대한 의전이나 배려는 전혀 없었다.

3일 오전 인민대학습당에서 열린 대기업 부문 간담회 때 기업 대표들은 북측 여성 안내원이 들고 있는 회의 분과를 적은 안내판 앞에 한 줄로 섰다. 이어 초등학교 신입생들이 줄을 지어가듯 안내원을 따라 간담회장에 입장했다.

3대 혁명 중공업관 방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에게 회담을 하루 연기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계 인사들은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대기업 사장이 미국 출장을 가야 하는데라고 걱정하자 차성수 대통령시민사회비서관은 특별수행원들은 당초 일정대로 서울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이들은 2박 3일 동안 어깨에 가방을 메고, 수시로 검색을 받고, 북측 사정에 따라 바뀌는 일정 중간에 시간 통제까지 받으며 화장실에 들렀다.

재계에선 모스크바의 수난이 재현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2004년 9월 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수행 기업인들은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비공식 만찬에 늦지 않으려고 교통체증을 피해 걸어서 행사장에 가는 등 공을 들였지만 예정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노 대통령은 격려사만 하고 만찬장을 떠났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