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갈수록 가속화하는 국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유가와 환율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 5%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첫해인 내년 경제정책 운용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경제 불안 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경제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가시화된 환율 800원대, 유가 100달러 시대
세계적 달러 약세 현상으로 26일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달러당 909.90원으로 10년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달 말 미국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달러당 900원 선 붕괴도 점쳐진다.
이는 채산성 유지를 위해 국내 수출기업들이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서는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매출액 상위 6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채산성 유지를 위해 감내()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은 900910원(27%)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도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미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감소하면 달러화 약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최소 내년 상반기(16월)까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불안과 함께 터키 등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과 미국의 겨울철 석유 수급 불안 우려로 국제 유가는 연일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6일(현지 시간) 국제시장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2.07달러 상승하면서 배럴당 82.60달러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전날보다 배럴당 1.40달러 오른 91.86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쉽지 않아 보이는 내년 성장률 5%대
정부는 올해 9월 2008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내년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대, 환율은 달러당 920원으로 내다보고 5% 경제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5.05.1%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5.1%,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은 각각 5.0%를 예상했다.
하지만 유가 급등과 환율 불안으로 경제 성장 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1% 오를 때 국내총생산(GDP)은 0.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측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설정한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64달러였다. 하지만 현재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82.60달러로 한은의 예측치보다 18.60달러(29%) 상승했다.
만약 내년까지 이 정도 가격 수준이 유지된다면 경제성장률은 약 0.6%포인트 하락한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5%라고 예상할 때 실제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한 4.4%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세대 김정식(경제학) 교수는 외부 충격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선 정부가 유류세를 내리는 등 경제 운용을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며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기업친화적 정책을 펴 전반적 경제환경을 변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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