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체육관에 들어선 그는 코트를 밟기에 앞서 신고 있던 구두부터 벗었다.
코트에선 항상 운동화만 신어야 한다는 선수 때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예전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하면서 지어 보인 미소가 밝기만 했다.
농구 얼짱 신혜인(22사진).
현역 시절 깜찍한 외모로 큰 인기를 모으다 은퇴한 그가 7일 경기 용인시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신세계의 경기에서 인터넷 방송 해설자로 나섰다. 당분간은 학교 수업이 없는 날에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선후배들이 바로 눈앞에서 뛰는 걸 보니 가슴이 절로 뛰네요. 선수 관점에서 편하고 재미있게 얘기하려고 했어요.
신치용 삼성화재(남자배구) 감독과 농구 대표 출신 전미애 부부의 스포츠 스타 2세로 유명한 신혜인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신세계에 입단해 2시즌을 뛴 뒤 2005년 심장 부정맥 등을 이유로 코트를 떠났다.
올봄 서울여대 체육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된 그는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최근 경기장을 찾았고, 김원길 한국여자농구(WKBL) 총재의 권유로 마이크를 잡게 됐다. 요즘도 한 달에 몇 번씩 직장인 농구팀과 농구를 즐기고 있다고.
185cm의 장신이지만 선수 시절엔 외국인 선수들의 득세 때문에 활약 기회가 적었던 신혜인은 올 시즌 용병이 사라져 국내 센터들이 기회를 잡는 것 같다. 경기도 한층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