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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달러의 충격 탈 달러의 유혹

Posted November. 21, 200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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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비중을 축소하고 유로화 등 다른 통화의 비중을 확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다른 나라들도 약세를 보이는 달러 보유액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달러 비중을 축소할 경우 달러 가치 하락에 가속도가 붙고 세계 및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는 19일 싱가포르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달러의 약세로 보유 외환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외환규모가 크지 않았을 때는 큰 압력이 없었지만 지금처럼 방대한 외환을 보유한 상태에서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날 발언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달러를 위주로 한 외환 보유 정책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고, 현재 보유한 달러를 팔고 유로화나 일본 엔화비중을 늘릴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9월말 현재 1조4336억1100만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중국은 전체 외환 가운데 달러가 75%, 유로 20%, 엔화 등 기타 국가의 화폐가 5% 가량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 정부가 달러 위주의 외환정책 변경을 정식으로 선택할 경우 달러의 약세를 더욱 부추기면서 글로벌 경제에 연쇄적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지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등 외국자본이 미국에서 빠져나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야기된 미국의 신용경색을 더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와 미국 경기 침체는 대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원화가치 상승을 통한 수출 경쟁력 약화와 경제성장 위축, 금융시장 불안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제외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달러 가치의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치영 하종대 higgledy@donga.com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