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공직 너무 풀렸다

인천 강화도 총기탈취사건과 충남 태안군 기름유출사고 등 대형 사건 사고가 잇따라 터졌으나 정부의 대응이 소홀해 정권 말기 공직사회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사건 사고는 사전 예방과 신속 기민한 초기 대응을 못해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과 함께 임기 말인 노무현 대통령이 흔들리는 공직사회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군 당국은 6일 강화도 총기탈취사건 발생 50여 분이 지나서야 대간첩침투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군경 합동 검문검색에 들어가는 등 늑장 대처로 범인 검거 기회를 놓쳤다.

사건 발생 7분 뒤인 이날 오후 5시 47분경 목격자가 범인의 승용차 차종과 차량번호까지 거의 정확하게 신고했지만 군과 경찰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이 범인은 오후 10시 40분경 경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 논바닥에서 차량을 불태우고 달아났다. 군경이 허둥대는 동안 범인은 5시간 가까이 고속도로와 국도를 누비며 유유히 검문검색을 피해 갔다.

또 경기 양주시에서는 병사들이 검문검색 도중 범행 차량과 차량번호가 비슷한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사고도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태안군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7일 해양경찰청은 사고 해역이 해안에서 8km 이상 떨어진 데다 바람도 바다 쪽으로 불어 해안으로 유입되는 원유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름 이동을 예측한 결과 사고 발생 2436시간 이후 해안에 기름이 도착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고 발생 13시간여 만인 7일 오후 9시경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와 만리포 등의 해수욕장에서 기름이 발견되는 등 정부의 기본적인 상황 판단부터 빗나감으로써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생 보호와 범죄 예방의 최일선에 서야 할 경찰관들의 임기 말 기강 해이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만취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앞서 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3중 추돌사고를 낸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같은 경찰서 소속 김모(37) 경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전남 목포경찰서 소속 고모(44) 경사가 음주운전을 하다 70대 노인을 친 뒤 뺑소니를 쳤다가 붙잡혔다.

3일 부산에서는 경찰관으로 근무할 당시 낮에는 불법 성인오락실을 단속하고 밤에는 불법 오락실을 운영해 1억8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전직 경찰 간부 김모(50) 씨가 구속 기소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임기 말 국정관리 문제에 대해 어느 나라, 어느 정부나 과도기는 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임기가 다하는 날까지 권한과 책임을 다해 국정 운영을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