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의 외국인 선수 자시 클라인허드(28).
최근 국내 무대에 데뷔한 그는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머리 중앙만 남기고 나머지는 삭발을 한 닭 벼슬 모양인 것. 미국 모호크족 스타일이라는 게 그의 얘기.
미국프로농구(NBA) 감독 출신의 아버지를 둔 클라인허드는 터키리그에서 뛰다 한국에 오기 직전에 강인한 인상을 보여 주고 싶다며 현지 미장원에서 머리를 밀었다.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는 SK와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
이처럼 프로농구 코트에서는 톡톡 튀는 헤어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팬들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SK 방성윤은 지난 시즌 파격적인 힙합 스타일의 레게 머리를 하고 몇 차례 출전해 뜨거운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하필 머리를 하고 출전한 경기마다 패하는 징크스가 생겼던 그는 올 시즌에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다양한 머리 모양을 선보이려 했으나 최근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힘들게 됐다.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 정미란은 머리를 풀어 헤친 것 같은 사자 머리를 한 채 코트를 누비고 있다. 최근 2시즌 연속 꼴찌이던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정미란은 주위에서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코트의 헤어스타일도 유행을 타기 마련. 몇 해 전에는 염색바람이 불어 황진원(KT&G)은 온통 흰색으로 탈색한 적이 있으며 송영진(KTF)은 빨갛게 물을 들였다.
한때 빨간 머리였던 주희정(KT&G)은 요즘은 세 살배기 딸과 똑같이 여중생에게 인기인 일자머리를 했다.
막슛으로 유명했던 득점왕 출신 데니스 에드워즈는 머리카락을 여러 가닥으로 촘촘히 땋아 머리 뒤쪽으로 늘어뜨린 브레이드 스타일을 고집했다. TG삼보 센터였던 데릭 존슨은 큰 덩치와 달리 머리를 양쪽으로 묶은 삐삐 스타일로 팬들을 웃겼다.
반면 팀이 긴 연패에라도 빠지면 거울 볼 생각은 엄두도 못 내며 단체로 삭발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수들의 머리를 보면 그 팀의 분위기나 성적도 대충은 짐작할 수 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