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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성 없는 자원전쟁 어디서 활로 찾을 건가

[사설] 총성 없는 자원전쟁 어디서 활로 찾을 건가

Posted February. 02, 20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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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 쓸 것도 없다며 3월까지 석탄 수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발전()과 시멘트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 석탄의 20%를 중국에서 사다 쓰는 판에 재고가 한 달치밖에 안 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을 멈춰야 할 상황이다. 중국의 석탄 수출 중단은 폭설로 인한 수송난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사태를 실감하게 하는 사건이다.

세계는 총성 없는 자원 확보 전쟁 중이다.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은 물론 철광석 석탄 니켈 같은 희귀 자원 확보 전까지 치열하다. 중국 인도 동유럽이 공업화 대열에 끼어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등장하면서 자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원의 97%를 수입하는 우리 형편에 돈이 있어도 자원을 살 수 없을 정도가 된다면 정말 큰일이다.

돈 있는 나라가 부자가 아니라 자원 가진 나라가 떵떵거리는 자원 패권() 시대다. 사회주의 붕괴로 3류 국가 대열로 떨어졌던 러시아는 천연가스 매장량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6위라는 에너지 자원의 힘으로 세계 무대에서 강대국의 지위를 회복했다. 주기율표상 거의 모든 화학 원소를 갖고 있다는 카자흐스탄 위상도 한껏 높아졌다.

중국은 풍부한 달러로 유전을 적극 매입하고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산유국을 돌며 에너지 확보를 위한 자원외교를 펼친다. 우리도 에너지 외교의 무대를 전방위로 넓혀야 한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4강 특사 가운에 유일하게 러시아 특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것은 마음에 걸린다. 대러 외교가 원활하지만은 않다는 증거가 아닌가.

우리는 세계 네 번째 석유 수입국인데도 국내외에서 개발 확보한 원유와 가스를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자주 개발률이 4%밖에 안 된다. 프랑스(95%) 이탈리아(51%) 스페인(46%) 일본(15%)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 자원개발 기업들의 매장량 확보율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에 비하면 신발 벗고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 우리도 메이저급 자원개발 기업이 필요하다.

그나마 어제 한국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이 미국 멕시코 만과 아프리카 콩고에서 총매장량 9000만 배럴 규모의 역대 최대 생산 유전 인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반갑기 그지없다. 차기 정부는 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투자를 외교와 재정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