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는 한국 이민자들이 1903년에 처음으로 하와이 땅을 밟은 것을 기념하는 미주 한인의 날에 열렸기에 그 의미가 더했다.
이역만리에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떨치고 있는 최경주가 이번에는 재미교포의 최다 밀집 지역에서 시즌 2승을 향한 기회를 잡았다.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노던트러스트오픈 1라운드.
코리아타운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대회 코스에서 최경주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해 6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는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나상욱(25코브라골프)으로 5언더파 66타.
최경주는 PGA투어에서 첫 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4개 대회에서 소니오픈을 포함해 3승을 거뒀기에 우승 희망을 부풀렸다.
경기 전 그린이 까다롭기에 아이언샷이 잘돼야 한다고 예상했던 그는 77.8%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앞세워 스코어를 줄여 나갔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00.5야드. 지난해까지 이 코스에서 벌어진 대회에 7번 출전해 2003년 공동 5위에 들었을 뿐 모두 20위 밖으로 밀려났던 최경주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이곳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상욱은 지난해 12월 받은 라식 수술 실패로 시력이 다시 나빠져 그동안 캐디의 도움과 감으로 거리를 측정하면서도 올 시즌 두 차례나 5위 이내에 들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주부터는 베벌리힐스에 있는 안과 전문의에게 다시 렌즈를 끼어도 좋다는 진단을 듣고는 날개를 달았다. 100야드 이내의 쇼트 게임과 롱 퍼트에 특히 애를 먹었던 그는 렌즈 착용 효과인 듯 보기 없이 퍼트 수를 25개로 줄였다.
한국 선수가 1, 2위로 1라운드를 마친 경우는 이번이 처음. 둘 다 오전조로 티오프해 오후 들어 최고 시속 40km를 웃돌았던 강풍을 피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필 미켈슨(미국)은 공동 5위(3언더파 68타).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