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부터 유류세를 인하하기로 했지만 소비자 가격이 따라 내리기까지는 1, 2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이번 조치로 휘발유 및 경유 가격 상승세는 일단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 급등으로 세금 인하 효과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7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6.26달러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0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정부는 승용차 요일제의 전국 시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류세 인하 약발 얼마나 갈까
9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10일 출고분부터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10% 인하한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L당 82원과 58원 내리게 된다.
정부는 세금 인하 효과를 소비자가 실감할 수 있도록 주유소 가격을 철저히 감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유소 가격 산정시점은 평균 2주 전 국제 석유제품 시장가격이어서 정부가 세금을 인하하더라도 바로 주유소 가격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유소들이 재고물량을 털어낸 후 10일부터 받은 물량에 대해 세금 인하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세금을 인하한 등유의 경우 세금 인하가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데 약 3주가 걸렸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는 등유보다 물량 회전이 빠른 데다 주유소들이 세금 인하에 대비해 재고물량을 줄여왔기 때문에 가격 인하 효과는 1, 2주 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여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둘째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2월 셋째주와 넷째주의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06.84달러, 109.57달러로 각각 전주()보다 5달러와 2.73달러 올랐다. 경유 역시 같은 기간 배럴당 116.67달러와 119.88달러로 상승했다.
석유소비 줄이기 위한 대책 검토
국내 원유도입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자 정부는 승용차 요일제의 민간부문 확대 등 석유 소비 감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도 유가가 연일 치솟자 수요와 공급에 장애가 없으면 강제적인 유가대책을 시행하지 않겠다던 정부 원칙마저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대책은 공공기관이나 일부 지방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승용차 요일제를 전국적으로 민간부분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찜질방, 스포츠레저시설 등의 심야 이용시간 단축 등이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