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이 239년 동안 이어져 온 왕정()을 끝내고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을 10일 실시했다.
AFP통신은 이날 네팔 전역의 2만1000여 개 투표소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등 601명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실시됐으며 3주 뒤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개표 결과에 따라 제헌의회가 구성되면 네팔은 왕정을 폐지하고 새로운 민주주의 헌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동안 네팔에서는 왕정 폐지를 요구하는 중국 마오쩌둥()의 추종 세력인 마오주의자들과 왕정 간의 무력 충돌로 10여 년 동안 1만3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AFP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주요 정당인 네팔국민회의당(NC)과 마오주의 정당인 네팔공산당(CPN)이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를 놓고 양당 간 분쟁이 격화돼 향후 정국이 더욱 불안해지고 폭력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에 있는 유엔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화롭고 순조롭게 투표가 이뤄졌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네팔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도 투표소 2만1000여 곳 가운데 6곳에서만 투표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네팔에서는 8일 CPN 후보가 피살되고 9일에는 경찰의 발포로 시위대가 사망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유럽연합(EU)은 네팔에 선거 감시단을 파견했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선거 감시단을 이끌고 수도 카트만두를 방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 성명을 내고 네팔의 모든 정당은 이번 선거가 평화롭게 치러지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록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