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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 3초만 더 당겨라

Posted April. 19, 200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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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굴이 밝았다. 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사도 했다. 늘 쫓아다녀 부담스러워하던 취재진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모두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한국 수영의 희망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제 모습을 찾았다. 박태환은 18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80회 동아수영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수영연맹 공동 주최교보생명 동인스포츠 아레나 공동 후원) 남자 대학부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 43초 59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록한 자신의 종전 아시아기록(3분 44초 30)을 1년여 만에 0.71초 단축했다. 올해 세계 랭킹으로 보면 라이벌인 그랜트 해킷(호주)이 지난달 세운 3분 43초 15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 이 종목 세계기록은 은퇴한 인간 어뢰 이언 소프(호주)가 2002년에 세운 3분 40초 08이다.

지난해 세계대회 이후 자신의 기록 단축에 번번이 실패해 우려를 자아냈던 박태환은 이로써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박태환은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한 뒤 한동안 방황했었다. 하지만 올 2월 말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준 노민상 대표팀 감독 밑으로 들어가 태릉선수촌에서 지옥 훈련을 받으며 달라졌다. 하루 1만5000m의 물살을 갈랐고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연체조 등 체력훈련까지 잘 소화했다. 박태환은 모두 노민상 감독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노 감독은 국내에 박태환의 라이벌이 없는 점을 감안해 고교 최강 피승엽(충북체고)과 일반부 1위 배준모(서울시청)를 훈련 파트너로 활용했다. 초반 레이스가 좋은 배준모가 끌어주고 막판 레이스가 좋은 피승엽이 뒤에서 쫓아가게 해 박태환을 자극했다.

박태환은 이제 8월 개막하는 베이징 올림픽까지 3분 40초대로 기록을 단축하는 게 목표다. 세계기록에 근접해야만 금메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 감독은 태환이 몸 상태가 90% 밖에 안 된 상태에서 아시아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다면 3초는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주위에서 올림픽 메달 걱정을 많이 해 솔직히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부담을 털어냈다. 최선을 다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여자수영의 희망 정슬기(20연세대)는 여대부 평영 200m에서 2분 25초 07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유망주 정다래(부영여고)도 여고부 평영 200m에서 2분 28초 60의 대회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