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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이 FTA 직권 상정을

Posted May. 23, 2008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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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7대 국회 막바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마지막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FTA 비준동의안의 상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했다. 또 원내대표단은 임채정 국회의장을 방문해 한미 FTA가 국가적인 중대사인 만큼 비준동의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서 표결을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나라당은 26일부터 29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정훈 원내공보부대표는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한 만큼 이제 한미 FTA는 반드시 17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의장이 통합민주당 등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는 논리로 직권상정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FTA 비준동의안은 18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의회 과반수가 되는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6월에 최우선적으로 FTA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한나라당이 17대 국회 처리가 어려워진 FTA 비준에 이처럼 마지막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전의 성격이 짙다. 조속한 FTA 비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국민여론을 움직하기 위한 명분을 쌓아 가겠다는 것. 쇠고기 논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담은 대국민 담화문의 동력을 살려 가겠다는 함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FTA 논의도, 다른 국정협력도 없다는 강경한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136석의 제1당이던 17대 국회는 24일 끝나고, 81석의 작은 야당으로 30일 18대 국회를 맞이하는 민주당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이 대통령이 취임 87일 만에 대국민 사과를 할 정도로 나빠진 여론의 뒷받침 때문에 가능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과 다시 전쟁을 치르고 싶으면 (쇠고기 협상 결과를 발효하기 위한) 장관 고시()를 하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당장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23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136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을 독려했다. 민주당 당직자는 자유선진당 9명 전원, 민주노동당 6명 전원 등 모두 155명까지 출석 가능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291석)의 과반수(146석)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이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표결을 물리적으로 막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향후 FTA 대결 정국의 관건은 18대 국회 원 구성 문제다.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 배분 등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음으로써 한나라당에 국회공전의 부담을 씌우고, 최악의 상황에선 장외투쟁에 나설 것임을 거듭 천명해 왔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쇠고기 재협상을 완성한 이후에 FTA 논의를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원 구성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6월 국회에서 FTA 비준안을 처리할 수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조금 더 양보를 해서라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원 구성을 계속 지연시키면 야당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중대한 국가적 현안인 한미 FTA 비준을 가로막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도록 다각도로 압박한다는 것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날 담화문에 담지 않은 국정쇄신책과 인사문제 조치가 뒤따를 경우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훈 김승련 taylor55@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