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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상의 촛불을 켜자

Posted June. 12, 200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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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의 100만 촛불대행진(촛불대행진)을 계기로 촛불집회 진행 방식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촛불집회 이어지지만 계속 뜨거울지는 미지수

11일 국민대책회의와 경찰 등에 따르면 앞으로 촛불집회는 소규모 촛불집회를 날마다 이어가면서 효순미선 양 사망 6주기 같은 이슈가 생길 때마다 대규모 시위를 병행하는 징검다리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매일 수만 명이 참가해 도로를 장시간 점거하는 방식은 대다수 시민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집회 주최 측의 판단 때문이다.

또 최근 쇠파이프까지 등장하는 등 경찰과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촛불집회=평화시위라는 이미지에 금이 간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대책회의 안팎에서는 수백 명에서 1000명 정도가 참석하는 촛불집회를 매일 열며 효순미선 양 사망 6주기(13일) 이병렬 씨 영결식(14일) 615 남북공동선언 8주년(15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7월 초) 등에 맞춰 도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여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대책회의 측이 정부에 재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20일이 촛불시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촛불집회의 열기가 지금까지처럼 뜨겁게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국민대책회의에 참가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나서 기존 협상이 잘못됐다고 인정한다면 촛불집회를 이어갈 명분도 많이 약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시민과 누리꾼 늘어

10일 열린 100만 촛불대행진(촛불대행진)을 계기로 일반 시민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제 촛불집회를 멈추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촛불집회 지지자가 많이 활동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도 11일 촛불시위를 멈출 때가 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ID 창랑성은 시위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가슴 속에 촛불을 하나씩 품고 정부의 결정을 보고 싶다. 잠시 힘을 비축하자고 주장했다.

ID 원심도 이제 그만하자.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서 진정으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자고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매주 서너 차례 촛불집회에 참가해 새벽까지 시위를 한 뒤 출근해 회사에서 촛불폐인으로 불렸던 김모(43) 씨는 10일 촛불대행진을 통해 국민들의 분노가 청와대에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며 이제 정치인들이 국회로 돌아가 청와대를 압박하면서 횃불 민심을 제도권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및 행정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복잡한 국제통상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정부에 왜 대답이 없느냐고 따지며 계속 촛불집회를 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무역위원회 위원장인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은 지금 와서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뒤집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촛불집회를 자제하며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행정학회장인 남궁근 서울산업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이 대통령제 국가인 것을 인정한다면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보장해 줘야 한다며 정부가 대규모 촛불집회에만 매달리다가 다른 사안을 제대로 못 챙기는 상황을 만드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세형 전성철 turtle@donga.com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