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불똥이 포털 업계 1, 2위인 네이버와 다음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 및 촛불시위와 관련해 다음은 여론광장 아고라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장()의 역할을 하는 반면, 정치적 중립을 표방한 네이버는 일부 누리꾼에게서 친()정부 보수세력으로 공격받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음은 지나치게 과격하고 불법적인 내용까지 여과 없이 아고라에 실어 감정적 대응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최근 상황을 1위 네이버 따라잡기에 적극 활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반면 네이버는 12일 초기 메인 화면에 최근의 오해에 대해 네이버가 드리는 글을 올려 정치적 편향을 경계하다 보니 요즘처럼 한목소리가 큰 힘을 얻을 때 반대 목소리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사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촛불시위가 그동안 비슷한 듯 보였던 두 포털의 사업적 특징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의 설립자인 이해진 전 NHN 이사회 의장은 네이버를 신문 방송 같은 오프라인 미디어를 위협하는 뉴미디어의 대표라고 표현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5년 창업 때부터 최고의 검색 기업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식 검색 서비스인 지식인(iN)은 2004년 네이버를 포털 업계 1위로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반면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라이코스 대표이사는 기존 미디어를 대체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다음을 주력 사업으로 키웠고 손수제작물(UCC), 블로거 뉴스 등 차세대 1인 미디어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다음의 고위 관계자는 한때 앞으로 다음이 기존 주요 언론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다음의 전략이 최근 촛불시위 정국에서 아고라를 통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업계에서는 다음이 1위 네이버를 무리하게 따라잡기 위해 위험한 곡예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해 다음의 연간 매출은 2145억 원으로 네이버(6773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일부 인터넷 전문가는 노무현 정부 당시 네이버는 다음 못지않게 친노() 좌파 포털이란 비판을 받곤 했다며 그런 네이버가 요즘 일부 누리꾼에게서 보수세력으로 공격당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형권 임우선 bookum90@donga.com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