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이 개원 조건으로 요구한 것을 모두 들어줬는데도 등원을 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과 무소속 의원만으로 4일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4일 오후 2시에 본회의 소집을 요청해 놓았다.
홍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10일 등원을 논의한 것과 관련해 10일에라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을 문서로 보내온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장을 선출할 것이며 야당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4일 개원 또는 의장 선출을 전제로 한 여야 합의는 모두 무효가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본회의 개최요구서 제출에 대해 5공화국을 넘어 유신독재로 가겠다는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촛불시위 과정에서 민주당 안민석 강기정 의원이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동료 의원이 맞은 상황에서 등원은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개원 협상은 계속할 것이며 4일에는 국회의장만 선출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것이 곧 개원이며 단독 개원은 반쪽 국회, 반쪽 국회의장을 선출하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폭행으로 국회의 위상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무슨 낯으로 단독 국회를 개원하겠다는 것이냐면서 민주당은 한나라당 단독 국회에 결코 응할 생각이 없으며, 한나라당은 본회의 개최요구서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기존 요구에 추가로 강경진압 및 의원 폭행 전경부대의 해산과 책임자 문책 어청수 경찰청장,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10일 이후 등원하자고 한 것에 대해서도 등원은 우리 판단에 맡겨 달라. 선진당의 제안은 제안으로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개원 시기는 법에 정해진 것으로 여야 간의 협상 대상이 아니며 헌법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국회의장만 선출하는 것을 단독 국회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박정훈 이진구 sunshade@donga.com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