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미국 최대의 보험사 AIG에 대해 16일(현지 시간) 850억 달러(약 95조30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결정하면서 뉴욕 증시가 반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은 일단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한국 금융시장도 17일 주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1110원대로 급락하면서 미국발() 충격으로 혼란에 빠진 지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FRB는 16일 AIG의 지분 79.9%를 담보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AIG에 850억 달러를 지원하도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대출 기간은 24개월이며 3개월 만기 리보 금리에 8.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AIG는 자회사 등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해 FRB로부터 제공받은 자금을 상환하기로 했으며 로버트 윌럼스태드 최고경영자(CEO)는 사퇴하기로 했다.
한편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를 현 2.0%로 동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투자은행 부문 핵심자산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16일 뉴욕증시는 AIG의 처리방향과 FRB의 금리동결 소식 등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장 막판에 AIG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전날 종가보다 141.51포인트(1.30%) 오른 11,059.02로 마감됐다.
17일 서울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7.51포인트(2.70%) 오른 1,425.26에 마감돼 폭락 하루 만에 1,400 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 1029억 원어치를 순매수(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5.64포인트(3.64%) 오른 444.9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4.00원 하락한 11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23일(82.00원) 이후 10년 6개월여 만에 최대다.
신치영 이태훈 higgledy@donga.com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