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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9득점은 피땀 얼룩진 10년 결정체

Posted November. 13, 20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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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코트를 지키며 새로운 이정표를 눈앞에 뒀다.

프로농구 KCC 서장훈(34207cm).

10년 전 이맘때인 1998년 11월 14일 그는 대구에서 SK 유니폼을 입고 동양(현 오리온스)을 상대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24점을 넣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런 그가 이번 주말 대망의 정규시즌 1만 득점 돌파를 예약했다. 12일 현재 9979득점으로 21점을 남겨 놓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고 득점 기록은 카림 압둘자바의 3만8387점.

단순히 출전 시간만 많다고 세워지는 기록은 아니기에 서장훈은 그 어느 때보다 마음 한편이 뿌듯하다. 게다가 KCC는 최근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에 나섰기에 여러모로 시즌 초반의 발걸음이 가볍다.

서장훈은 선수가 기록을 위해 뛰는 건 아니지만 기록은 객관적인 자료가 쌓인 역사다. 부상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내가 흘린 땀과 피, 노력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최형길 KCC 단장은 구단 차원에서 서장훈 기념 영상물을 제작해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그는 이번 시즌 국내 최장신 신인 하승진(222cm)과 호흡을 맞추면서 더욱 의욕이 넘친다.

이젠 관심 밖으로 밀려나나 했더니 승진이가 와서 더 주목받고 있다.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SK와 삼성에서 뛸 때 모두 우승 반지를 낀 서장훈은 KCC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생애 세 번째 정상 등극을 넘보고 있다. 슬슬 은퇴를 생각해야 될 시점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팀이 꼭 우승했던 영광스러운 전통을 되풀이하고 싶다는 것.

하승진과 함께 마이크 브랜드(207cm), 브라이언 하퍼(203cm) 같은 장신선수가 팀에 즐비해 서장훈은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정교한 슈팅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백업 선수들이 많아져 출전시간이 조절되다 보니 체력 부담도 줄어들어 예전보다 속공과 백코트 가담이 늘어난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

그래도 부상 재발을 위해 여전히 목보호대를 하고 다녀 목장훈이라는 짓궂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서장훈은 목이 워낙 민감한 부위라 걱정이 많다. 보호대를 하면 목이 졸리고 시야도 나빠져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어느새 프로농구 최고령 노총각이 됐다는 얘기에 서장훈은 나 혼자는 아니다. KTF에 동갑내기인 (양)희승이가 있지 않느냐며 후배 가운데도 이제 아빠가 많다. 나도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