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화성 도전 훈련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작된다.
유럽우주기구(ESA)가 11일 선발한 화성 우주인 후보 4명은 다음 달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식 훈련에 들어간다고 사이언티픽아메리카 등 외신들이 전했다.
화성500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ESA와 러시아생의학연구소(IBMP)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자원한 러시아 우주인 4명도 함께 참여한다.
유럽 자원자 5680명 중에서 선발된 후보 4명은 2840세의 건강한 남성들로 직업도 항공기 조종사, 군 엔지니어 등으로 다양하다. 국적은 프랑스인 3명과 독일인 1명. 이들은 내년 1월부터 이론교육을 받은 뒤 3월부터는 밀폐공간 적응훈련을 받게 된다.
현재 기술로는 유인우주선이 화성까지 갔다 오는 데 약 520일이 걸린다. 가는 데만 250일이 걸리며 화성에서 30일 정도 과학임무를 수행한 뒤 귀로에도 240일이 걸린다.
이 때문에 가장 큰 난제는 인간이 밀폐된 공간에서 17개월을 지낼 수 있는지 여부.
유럽에서 선발된 화성 우주인 후보 중 2명은 러시아 우주인 4명과 함께 러시아가 특수 제작한 밀폐선실에서 우선 105일 동안 생활하게 된다. 나머지 2명은 후보로 대기한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널빤지를 깐 밀폐선실에 들어간 후보들은 우주 상황에 맞게 무선통신 1회선만을 남겨놓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하며 조종과 긴급상황 대처법, 과학실험 등을 수행한다. 휴식시간에는 선실 내 작은 인공온실에서 채소를 가꾸거나 책을 읽는다.
우주선이 화성에 접근했을 때 이들이 보낸 통신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0분. 이를 감안해 훈련 중에는 신호를 보낸 뒤 40분 뒤에야 센터의 회답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우주인 후보들은 훈련을 받기 위해 모두 3년 동안 가족을 비롯한 외부와의 연락을 단절해야 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사람들이 현재로선 첫 화성 우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인류가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기까지는 아직 10여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