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무역수지 대폭 적자 속에서 희망가부를 수 없다

[사설] 무역수지 대폭 적자 속에서 희망가부를 수 없다

Posted February. 03, 2009 08:39,   

日本語

1월 수출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폭인 32.8%나 격감했다. 무역수지는 작년 12월의 반짝 흑자(6억7000만 달러) 한 달 만에 그 4.4배가 넘는 29억7000만 달러의 적자로 다시 돌아섰다. 정부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무역수지가 작년 130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 119억 달러 흑자로 대폭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당장 1월에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 정부의 예측력부터 믿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무역수지를 비롯한 국제수지가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걱정해야 한다. 우리에겐 국제수지 흑자야말로 경제안정의 필수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수출입 동향의 1월 추세가 크게 호전될 가능성도 많아 보이지 않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한나라당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면서 긍정의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물론 우리 국민 각계가 하면 된다는 이른바 캔두(Can-do)정신으로 뭉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전제돼야 긍정의 힘도 발휘할 수 있다.

경제의 실제 상황에 비해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정부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내년에는 그 이상의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위안으로 삼을지 몰라도 십년 전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위기 이후 첫해인 1998년 마이너스 6.7%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이 1999년과 2000년엔 각각 10.9%, 9.3%의 고성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부실 대기업의 부도사태와 해외매각 등으로 경제 기반이 크게 와해됐고 고환율과 실업사태로 국민 고통이 컸다.

더구나 지금은 해외 경제여건이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쁘다. 선진국 후진국 가릴 것 없이 불황이 심각하고 자국 상품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막연한 낙관론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정책 효과를 떨어뜨린다. 국제수지 흑자기조 정착 등 구체적 정책목표 달성에 정부가 그야말로 매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