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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식물 씹으며 관광객 기다려 자폭 직전에 예맨 아이들은 쫓아내

마약성 식물 씹으며 관광객 기다려 자폭 직전에 예맨 아이들은 쫓아내

Posted March. 18, 2009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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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 4명과 예멘인 가이드 1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예멘 자폭테러의 범인은 이슬람 과격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소속의 19세 예멘 청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 시간) 현지 영자신문 예멘포스트에 따르면 예멘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인 예멘인 남성 시신과 신분증을 발견했다.

테러범 신원은 예멘 수도인 사나의 알살람(평화라는 뜻) 지역에서 1990년 태어난 알리 무센 알아메드로 확인됐다. 경찰은 알아메드가 고향인 사나에서 알 카에다 예멘 지부에 포섭됐으며 알 카에다 무장대원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예멘 보안당국 관계자는 초동 수사결과 알아메드는 관광객에 앞서 사건 현장에 도착한 뒤 마약성 식물인 카트(Qat) 잎을 씹으면서 관광객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는 가벼운 환각 증세를 유발하는 카트를 씹으며 자폭테러 직전의 긴장감을 해소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트는 국제적으로 판매 및 복용이 금지된 향정신성 물질이지만, 예멘에서는 많은 사람이 어린잎 또는 새싹을 씹는 방식으로 섭취하고 있다.

현지 뉴스 웹 사이트인 뉴스예멘에 따르면 알아메드는 한국 여행단이 도착하자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면서 관광객들에게 접근했고, 관광객들 사이에 파고들어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폭발은 매우 강력해 4km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였으며, 테러범의 찢겨진 시신 일부는 폭발 현장에서 1km나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됐다.

그는 자폭 직전에 테러 현장 주변에 있던 예멘 아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쫓아내기도 했다고 뉴스예멘은 전했다.

이에 앞서 예멘 경찰은 알아메드로 추정되는 테러범이 테러 전에 녹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디오 메시지를 확보했으나, 분석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경찰은 알아메드가 누구의 지시를 받았고 몇 명이 참가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한편 사건 발생 3일째인 17일 현재 이번 폭발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