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이자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부인 김경희(63)가 알코올 중독 합병증으로 의식불명에 가까운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북한으로 데려간 프랑스 신경외과 전문의 프랑수아 자비에르 루 씨(65)의 주 치료 대상도 김경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자유롭게 드나드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사업가 A씨에 따르면 김경희는 오랫동안 알코올 중독을 앓아 뇌에도 치명적 부작용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이 지난해 외부노출 위험에도 프랑스에서 루 씨와 함께 평양에 들어간 것은 장조카로 평소 자신을 아꼈던 고모에 대한 각별한 관계 때문이라는 것.
루 씨는 10월 24일 베이징 공항에서 평양행을 시인했으나 김 위원장의 치료를 위해 가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르 피가로는 12월 11일자 기사에서 루 씨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뇌혈관 사고의 희생자이나 외과적 수술을 받지는 않았다고 전했으나, 루 씨는 이틀 뒤 이 보도를 부인했다.
A 씨는 김 위원장이 1월말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높은 도수의 술을 마셨다는 말을 듣고 김 위원장이 아니라면 루의 치료대상이 누구인 지를 수소문하던 중 이 같은 내용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루 씨가 북한을 방문할 당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나왔음에도 북한이 부인도 확인도 하지 않은 이유는 김 위원장이 외부의 관심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면서 여동생의 심각한 건강상태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의 소식통도 지난해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나올 때 김경희가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심각한 상태까지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