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격히 경기가 나빠진 상황에서도 한국의 가계는 약 40조 원을 교육비로 지출했다. 교육비로만 1년에 가구당 239만 원 정도를 쓴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교육비 지출은 전년보다 3조132억 원(8.2%) 늘어난 39조877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의 소비지출은 6.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교육비 지출은 8년 전인 2000년 지출액 17조5453억 원의 2.3배다. 또 통계청의 지난해 추계 가구 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239만2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육비가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5.4%에서 지난해 7.5%로 상승했다.
경기가 나빠졌는데도 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대학 등록금이 물가상승률과 소득증가율보다 많이 올랐고,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자녀의 사()교육비는 줄이지 않으려는 한국 가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사교육비로 가계가 지출한 금액은 전년보다 1조3295억 원 늘어난 18조7230억 원, 가구당 지출액은 112만2000원이었다. 이로 인해 전체 교육비 중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5.1%에서 지난해 47%로 상승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