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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료 영리법인화 발표 시기도 못잡아

교육-의료 영리법인화 발표 시기도 못잡아

Posted April. 18, 200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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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책들이 부처 간 이견과 당정 간 엇박자로 표류하면서 시행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할 때 정책별로 추진 시한을 못박으면서 속도전을 강조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다. 지난해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의료, 교육 분야에 영리법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영리법인이 도입되면 경쟁력이 높아지고 내수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와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 선진화 대책도 굼뜨기는 마찬가지다. 민영화 대상으로 분류된 공공기관은 전체 319곳 가운데 38곳이지만 이미 민영화가 예정된 기관 등을 빼면 새로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는 기관은 12곳에 불과하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하는 법안인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 통과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량 해고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올해 상반기 완료하겠다던 기간제 및 단기간 근로자 보호법(비정규직법) 개정 작업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노동부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했다가 한나라당의 반발이 일자 다시 정부입법으로 제출해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경기활성화 방안은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시장 기능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거론됐지만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해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는 정부가 국회 통과를 전제로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까지 밝혔는데도 여당이 당론 채택에 실패해 가까스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식경제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은 오히려 속도를 강조하다 정부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례로 꼽힌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세제 감면 등의 내용을 밝혔지만 이달 12일에야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돼 정책 취지와 반대로 차의 판매가 줄고,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일수록 정부의 강한 신념과 철학, 의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