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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동양인 첫 메이저리그 20 - 20 클럽 가입

추신수,동양인 첫 메이저리그 20 - 20 클럽 가입

Posted October. 05, 20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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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는 보스턴의 두 번째 투수 폴 버드가 서 있었다. 1995년 데뷔해 통산 109승 96패를 기록한 베테랑. 7회 무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선 클리블랜드 추신수는 버드의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바깥쪽 컷 패스트볼을 밀어 쳤다. 타구는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파크 왼쪽 담장에 설치돼 있는 높이 11.3m의 그린몬스터 위로 날아갔다. 녹색 페인트로 칠해진 데다 벽이 괴물처럼 높아 그린몬스터라는 이름이 붙은 펜웨이파크의 상징을 넘긴 이 2점 홈런으로 추신수는 올 시즌 홈런 20개를 채웠다. 그리고 동양인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27)가 4일 보스턴과의 방문경기에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시즌 20호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타율도 3할을 채웠다. 추신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인 5일 보스턴 전이 끝나서도 3할 타율을 유지하면 아메리칸리그에서 유일한 20홈런-20도루-3할 타자가 된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6-11로 졌다.

20-20클럽은 호타 준족의 상징이다. 대개 힘이 좋은 타자는 발이 느리고 발이 빠른 경우 정교한 타자가 많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이날까지 20-20을 달성한 선수는 26홈런-34도루의 맷 캠프(LA 다저스) 등 12명이다. 아메리칸리그 선수로는 4번째이고 109년 역사의 클리블랜드 구단으로서는 8번밖에 나오지 않은 값진 기록이다. 국내에서는 1989년 김성한(해태)이 첫 회원이 됐고 올해까지 21명이 총 34차례 가입했다. 박재홍(SK)은 4차례 20-20클럽에 가입했고 이 중 3번은 30-30을 달성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20-2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없었다. 타격 천재로 불리는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도 메이저리그에서는 20-20을 이루지 못했다. 홈런 수가 늘 부족했다. 이치로의 시즌 최다 홈런은 2005년의 15개다(그래픽 참조). 이치로는 일본에서 뛸 때 1995년(25홈런-49도루) 한 번 20-20클럽 회원이 됐다. 거포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동안 4차례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지만 도루는 2007년 기록한 4개가 시즌 최다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일본인 타자들과 추신수를 비교해 보면 추신수가 몸값(42만 달러)에 비해 얼마나 큰 활약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추신수는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친 끝에 정규 시즌 1경기를 남겨놓고 20-20을 채웠다. 풀타임 출장 첫해에 의미 있는 도전에 성공한 추신수가 내년에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