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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집회 불법시위 충돌 희망과 혼돈의 호펜하겐 (일)

평화집회 불법시위 충돌 희망과 혼돈의 호펜하겐 (일)

Posted December. 15, 20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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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자정(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Welcome Hopengagen(호펜하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광고판이었다. 호펜하겐은 환경론자들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15)를 통해 지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붙인 Hope(희망)와 코펜하겐의 합성어다. 공항 곳곳에는 상업광고 대신 이번 기후변화회의 로고나 협상 타결을 기대하는 광고가 붙어 있었다. 마치 도시 전체가 기후변화회의에 맞춰 움직인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다.

곳곳 혼란, 갈등도 여전

COP15가 2주차로 접어들면서 코펜하겐을 찾는 각국 정부 관계자나 환경단체 관계자 수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주 중반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10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각국 외신 기자단의 방문이 크게 늘어 COP15가 열리는 벨라센터 내 기자실의 수용 인원 5000명을 넘어서자 주최 측은 등록 홈페이지를 예고 없이 폐쇄하고 일체의 온라인 안내를 중지했다.

갑자기 사람이 늘면서 혼란해진 틈을 타 COP15와 관계없는 불법시위를 벌이는 집단도 생겼다. 덴마크 경찰은 13일 해운 회사인 몰러 모스크 본사 인근 철도역에서 반()자본주의 시위대 200여 명을 체포했다. 주말 이틀간 연행된 시위대만 1000명을 넘어 덴마크 역사상 최다 연행 기록을 세웠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간 대립 양상도 여전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 아프리카 협상 대표의 말을 인용해 선진국이 개도국들에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강요한다면 아프리카 정상들이 회의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허야페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이번 기후변화회의의 걸림돌은 중국인 아닌 선진국이라고 말한 것이 전해지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희망적 목소리도 높아져

여러 가지 혼란에도 이번 회의에서 타협안을 내기를 바라는 평화적 집회와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최근 회의 성과를 낙관한다며 구속력 있는 정치적 합의를 반드시 도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여기에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반 총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에게 전화를 걸어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진국-개도국 간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추측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기후변화회의에 동참하고 나섰다. 필립스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조명을 보급하는 데 힘써 온실가스 저감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기후변화에 관한 기업 리더십 그룹 코펜하겐 성명에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GE 등 다른 기업들도 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잇달아 온실가스 저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평화적 집회를 통해 회의 타결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유럽 지역 교회들은 13일 오후 3시 50분 일제히 350차례의 종을 울렸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제한할 수 있어야 지구가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평화적 퍼포먼스였다.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