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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백화점 착한 조명이 반기네 (일)

Posted December. 23, 20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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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조명기구를 휘황찬란하게 달아놓은 탓에 백화점 한곳이 조명으로만 내야 하는 전기료가 하루 평균 1000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그런데 친()환경 조명기구를 써서 전기료를 절반으로 낮춘 백화점이 있다. 17일 부산 중구 중앙동에 개점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이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세계적인 조명회사인 GE라이팅의 조명인 울트라를 썼다. 이곳에 공급된 울트라는 모두 1만8000개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미국의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해 GE를 세운 뒤 130년간 쌓은 노하우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응축된 셈이다.

햇빛에 가까운 조명으로 전력 소모 절반으로

울트라 조명의 소모전력은 35W로 기존 백화점 조명(70W)의 절반 수준이다. 광복점은 하루 전기료를 92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절반 이상 아끼게 됐다. 35평(약 116m)형 아파트(4인 가구 기준) 907가구가 소모하는 전력을 아낄 수 있는 셈. 조명을 밝히는 데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하루 6.4t에서 3.2t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GE라이팅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조명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존 조명보다는 어둡고 가격이 비싸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울트라 조명은 현존하는 조명 중 가장 진보된 기술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매장 분위기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다른 백화점들이 대개 붐비고 산만해 보이는 것과 달랐다. 기존의 백화점 조명에 비해 울트라는 최대한 햇빛에 가까운 빛을 내기 때문에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사물 본연의 색깔을 구현하는 정도를 뜻하는 연색()지수는 울트라가 90으로 햇빛(100)과 큰 차이가 없다. 기존 조명의 연색지수는 60 정도다.

색의 왜곡현상을 거의 없애고 상품의 자연색을 편안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효과는 의류매장이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백화점 내 빈폴 매장의 한종복 매니저는 고객들은 백화점의 조명이 아니라 바깥에서 자신이 옷을 입었을 때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데 울트라 조명은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잘 반영했다고 말했다.

전국 25개 도시 친환경 가로등으로 바꾸면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어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 왕복 8차로 도로에는 GE라이팅의 친환경 가로등인 크룩스가 설치됐다. 기존 가로등(나트륨 가로등)의 광원이 노란빛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크룩스는 흰색이고 어두침침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실제 밝기는 기존 가로등보다 더 밝다. 기존의 가로등의 밝기는 W당 76루멘이지만 크룩스는 W당 100루멘에 이른다.

크룩스는 기존의 나트륨 가로등보다 빛의 분산을 막아주는 게 특징. 특히 눈부심을 없애고 운전자가 사물을 빨리 식별하게 해서 운전자의 반응속도가 기존 가로등보다 20%가량 빨라진다.

크룩스의 소모전력도 250W로 기존의 가로등(400W)보다 낮다. GE라이팅코리아 측은 서울 부산 등 전국 25개 주요 도시에 크룩스 조명을 설치했을 때 총 140만kWh의 전력소모량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100만 kWh)을 웃돈다. 김기정 GE라이팅코리아 사장은 조명은 국내 전력량의 20%가량을 소모한다며 조명만 바꿔도 상당량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영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