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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5, 6곳 자금난 부도사태 우려 (일)

중견건설사 5, 6곳 자금난 부도사태 우려 (일)

Posted February. 16, 20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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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신규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폐지되자 건설업계에서 자금난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양도세 감면 혜택은 건설사들이 그동안 쌓인 미분양 아파트를 털어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젠 공사대금을 회수할 길조차 막막해진 것이다. 또 상당수 건설사들의 금융권 대출 만기가 올해 안에 집중돼 있어 일부 건설사와 하도급업체들의 연쇄부도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분양 아파트 증가와 건설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빠진 중견 건설사가 5, 6곳에 이른다.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사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국내 및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일부 건설사들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

주택사업 비중이 90%에 이르는 A건설은 최근 채권단에 운전자금 등의 명목으로 700억 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사는 하도급업체 등에 발행한 어음 400억 원 및 금융권 대출금의 만기가 3월부터 시작되지만 미분양 아파트에 돈이 묶여 있다. A사는 신도시 사업장 매각, 임직원 60% 감원 등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채권단이 추가 지원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A사 관계자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어음을 부도처리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 비중이 95%인 B사도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임직원의 80%가량이 회사를 떠나 회사 운영 자체가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권인 C사는 지난해 발행한 6개월짜리 어음이 돌아오면 이를 지급할 자금이 모자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이 금융권에 갚아야 할 부채 규모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은행 보험 증권사 등으로부터 일단 돈을 빌려 아파트를 지은 뒤 분양이 끝나면 갚는 대출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는 2006년 말 45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6월 현재 83조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PF 연체율도 2006년 2.6%에서 지난해 5.9%로 크게 증가했고 전체 PF 중 건설사들이 올해 안에 아파트 분양 등을 통해 갚아야 하는 자금은 약 44조 원에 이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올해 안에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계속된다면 소비 위축, 고용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민석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경기상황에 비하면 부도가 난 건설사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그동안은 금융권 지원으로 버텼으나 대출금 등의 만기일이 다가오기 시작하면 한계에 몰리는 건설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난 데다 일부 건설사들이 공공부문에서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많이 하면서 현금 흐름이 악화됐다며 특히 올해 1분기는 만기 도래하는 PF나 회사채가 몰려 있어 전체적으로 위험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엽 유재동 cpu@donga.com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