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한국 선수단을 이끄는 박성인 선수단장은 8년 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마음고생을 톡톡히 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쇼트트랙에서만 4개의 메달(금 2, 은 2개)을 따는 데 그쳤다. 당시에도 선수단장을 맡았던 그는 김동성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에 때문에 금메달을 빼앗기면서 국제빙상연맹에 항의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경기 외적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밴쿠버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28일 캐나다 밴쿠버 하얏트호텔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박 단장은 빙상 3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빙상 강국이 됐다. 단장으로서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김동성 사건 등을 겪은 뒤 1년을 준비해 밴쿠버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며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뿐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은 무조건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며 후진 꿈나무들을 빨리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빙상 강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뜻을 밝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또 이번 대회에서 하위권에 맴돈 설상 종목에 대해 내가 맡은 종목은 아니지만 단장으로서 말한다면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는 없다. 10년을 내다본다는 마음으로 오랜 투자를 해야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는 2018년경에 경기력이 어느 정도 올라올 것이라며 장기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