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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억류 미국인에 징역 8년-벌금 7000만원 선고 (일)

북, 억류 미국인에 징역 8년-벌금 7000만원 선고 (일)

Posted April. 08, 2010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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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불법 입국한 외국인에게 징역형과 더불어 처음으로 벌금형을 함께 선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미국 공민 아이잘론 말리 곰즈에 대한 재판이 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 법정에서 진행되었다며 기소된 조선민족적대죄와 비법국경출입죄 심리를 진행하고 공화국형법의 해당 조항들에 준하여 유죄를 확정한 데 따라 8년의 로동교화형과 7000만 원의 벌금형을 언도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 돈 7000만 원은 한 달에 3500원을 받는 사무직 노동자의 2만 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며, 7일 현재 시장 환율(달러당 600원)로 11만6000여 달러, 한국 돈으로는 1억3000만여 원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해 곰즈 씨(31사진)와 같은 죄를 적용했지만 노동교화형 12년의 징역형만을 선고했었다. 최은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형법 43조(범죄의 병합조건)를 활용해 적대행위와 불법입국 행위를 별건으로 간주해 선고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적대행위에는 형법 63조(간첩죄) 또는 69조(조선민족적대죄)를 적용해 노동교화형 8년을 선고하고 불법입국에는 출입국법 46조를 적용해 벌금형을 별도로 선고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외국인들의 불법입국이 늘어남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해 추가 범죄를 막고 동시에 곰즈 씨를 억류해 재판하는 과정에 들어간 숙식비 등을 벌금의 형태로 보전받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외화난에 처한 북한이 외국인에 대한 재판을 통해서도 달러벌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신은 곰즈 씨가 기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 대표들이 재판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1월 25일 북-중 국경지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곰즈 씨가 북한 내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 정확한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북한 내에서 자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해온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지난달 14, 15일 두 차례 곰즈 씨를 면담했다. 곰즈 씨의 형량이 확정됨에 따라 석방 문제를 둘러싼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