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오전 7시(현지 시간). 14시간의 야간비행 내내 닫혔던 기내 덧창을 올린다. 아침 햇살 아래 요하네스버그가 환히 빛난다. 늘 그렇듯 다운타운의 마천루는 눈부시게 번득인다. 황금빛 유리창에 반사된 햇빛 덕분. 이 도시가 남아공 황금과 다이아몬드로 일어선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굿모닝, 아프리카.
여기다.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될 사커시티 스타디움이 있는 곳. 우리는 안다. 축구가 인류를 소통시키는 또 다른 언어임을. 그걸 우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깨달았다. 4강에 오른 태극전사의 투지, 붉은악마로 변신한 4800만 한국인의 열정. 그때처럼 사람과 사람이, 이웃과 이웃이 잘 통했던 때도 없었다. 축구는 게임 이상의 게임이었고 공은 인류를 형제애로 맺어준 말 없는 언어였다.
그 가슴 뿌듯한 감동. 이번 취재 도중 또 한 번 느꼈다. 여행 5일째 나미브사막(나미비아)에서다. 소수스플라이의 사구를 떠나 대서양변 사막의 항구 월피스베이로 가던 도중 숙박차 들른 사막 황무지의 솔리테어라는 곳이다.
조성하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