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탈북 확 줄인 감시와 처벌

Posted August. 02, 2010 08:10,   

日本語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늘던 국내 입국 탈북자가 최근 들어 크게 줄고 있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북한 당국이 탈북 방지를 위한 감시를 크게 강화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입국자=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한 탈북자는 1237명(잠정 집계)으로 지난해 전체 2927명의 42.3%다. 하반기 입국자는 상반기보다도 더 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탈출해 실제 한국에 들어오는 데는 반년 이상 걸리는데 북한을 탈출해 한국 입국을 기다리는 사람은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입국자는 2000명가량으로 지난해의 3분의 2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탈북자가 매년 1030%씩 늘었기 때문에 엄청난 변화다. 탈북자 증가 추이가 그대로 이어졌다면 올해는 3000명을 훨씬 넘어야 한다. 한 해 몇 명에 그치던 국내 입국 탈북자는 1994년 52명으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더니 4년 만인 1999년 100명을 넘었다. 이어 2002년과 2006년에 각각 1000명과 2000명을 돌파했다.

탈북자 왜 줄어드나=무엇보다도 북한 당국의 탈북자 감시가 전례 없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해 초 국경 일대에 이중삼중의 감시망을 구축했다. 올해 2월 양대 보안기관인 인민보안부와 국가안전보위부가 처음으로 연합성명을 내고 불순세력을 쓸어버리기 위한 보복성전을 선포한 직후다. 과거와 달리 국경에 배치된 군 병력은 물론 치안담당인 인민보안부와 정보부서인 국가안전보위부가 삼위일체가 돼 탈북 방지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화폐개혁이 실패하자 전례 없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검거돼 북송된 사람들에 대한 처벌도 대폭 강화됐다. 예전엔 생계형 탈북은 몇 달간 노동단련형에 그쳤지만 최근엔 예외 없이 3년 이상 교화형을 선고한다. 심지어 공개총살도 빈번해졌다.

탈북 감시가 강화되다 보니 예전엔 남한 돈 몇만 원 선에서 흥정되던 도강() 비용이 최근엔 몇백만 원으로 치솟았다. 실제 탈북은 이 돈을 줘도 쉽지 않다. 한국에 먼저 입국한 탈북자가 북한에 돈을 보내 남은 가족을 빼오던 것도 지금은 돈을 보내는 것은 물론 연락도 매우 힘들다.

북한의 이 같은 탈북 감시 및 북송 탈북자 탄압 강화는 얼어붙은 남북관계와 무관치 않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에 벌어지는 기 싸움에 힘없는 탈북자가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