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자리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중국은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486억 달러 앞질렀다. 올해 연말까지 중국은 일본보다 약 3000억 달러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개혁 개방정책을 내건지 30년여 만에 경제규모를 90배 키우면서 경제 외교 등 여러 면에서 G2(세계 주요2개국)의 반열에 확실히 등극했다.
중국은 10년 전에는 세계 7위였다. 2007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가 됐고 올해는 일본을 추월했다. 세계적인 분석기관들은 중국이 20202025년에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돼 미국 인도와 함께 3강()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성장 거품이 10년 안에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란 경고에 아랑곳없이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1972년 당시 서독을 제치고 차지한 세계 2위 자리에서 38년 만에 밀려나게 됐다. 일본의 저()성장은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장기불황에 빠진 탓이다. 일본은 경제순위 추락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위축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일본은 2020년까지 연평균 2% 이상의 실질성장을 목표로 한 신()성장 전략을 내놓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환경과 복지를 유망한 분야로 잡고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해 경제 성장과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가 꼽는 성장산업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우리는 중국 시장의 활용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은 23.9%로 미국(10.4%)과 일본(6.0%)을 합친 것보다 컸다. 경쟁국에 앞서 시장을 확보하려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수다. 올해 비공식 접촉에 이어 내년에 시작될 협상에서 양국의 상호보완적 산업구조에 적합한 협력모델을 도출해야 한다. 한중 FTA는 장차 한중일 FTA, 한중일 경제공동체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한국 경제는 중장기 성장전략이 부족하다. 위기 돌파력만으로는 중국의 도약을 따라잡기 어렵다. 한국의 단임() 정부들은 가시적인 실적을 쌓기 바쁘고 그나마 다음 정부에서 정책방향이 뒤집히기 일쑤다. 경제 현안이 내용과 관계없이 정치권에서 이념싸움으로 변질되는 사례가 많다. 10년 후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자세로는 중국 일본 같은 세계 2,3위 파워의 그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