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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장풍 걸러내고 합리적 대체벌로 교육 효과내야

[사설] 오장풍 걸러내고 합리적 대체벌로 교육 효과내야

Posted August. 20, 20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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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생은 학교에서 잘못을 저지른 대가로 백팔 배()를 하는 벌을 받았다. 이 학생은 절을 하는 동안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교사가 내린 벌에 100% 승복했다. 기독교신자인 학부모는 백팔 배라는 벌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다가 종교적 의미는 없고 체력단련에 좋지 않느냐는 교사의 설명을 듣고 수긍했다.

학생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합리적 대체벌()은 감정 섞인 체벌이나 인격모욕적인 질책에 비해 수용도와 교육적 효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지난달 서울 한 초등학교의 오모 교사가 남학생을 마구 때리고 발로 차는 동영상이 공개돼 오장풍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즉각 2학기부터 서울시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 체벌 전면금지 지침을 내려 논란을 불렀다.

정부가 체벌금지를 명시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가 민주화 선진화하면서 사랑의 매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한국교육개발원은 18일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을 금지한다는 원칙 아래 훈계와 보호자상담, 점수감점 등 대체()벌을 주는 1안과 손들기, 팔굽혀 펴기 같은 간접적 체벌의 2안을 제시했다. 교원단체들도 법령개정은 시의적절하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제도개선 방안이 나온 것은 환영(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는 반응이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반성문을 써오도록 하는 방법도 고전적이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교총의 교원 설문조사 결과 대체벌은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52.8%나 됐다. 즉각적 행동교정이 필요한 학교현장에서 판단능력이 미약한 어린이 청소년들은 고통 없는 벌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교총 의견대로 손이나 발 등 신체 부위를 사용한 체벌은 전면금지하되, 학교규칙이 정한 도구를 이용한 체벌 및 간접적 체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은 검토해볼만 하다. 자칫 체벌금지가 교사의 수업권 상실이나 학생 통제력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사평가를 철저히 해 학생을 대상으로 감정 섞인 폭력적 체벌을 행사하는 자질 미달 교사는 걸러내야 한다.

좌파 교육감들도 체벌금지와 교내시위의 자유를 한데 엮어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체벌금지는 이데올로기 아닌 인격적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차제에 교육적 목적을 벗어나는 체벌은 하지 못하도록 한계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