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 사람들, 특히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은 중국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중-미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이는 올바른 일이 아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사진)가 3일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있는 미 의회에 대해 정면 반발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원 총리는 이날 아테네에서 이례적으로 미 CNN 방송 대담프로그램인 파리드 자카리아 GPS와 인터뷰를 하고 지난주 미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강하게 비난했다.
원 총리는 위안화를 절상하는 것이 중국에 좋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중-미 간 무역불균형 문제는 미국이 제조업 부문을 폐쇄하고 서비스 상품을 늘렸기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대미 수출상품은 더 이상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품이라며 미국이 이런 상품을 다시 제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어 미국이 중국 상품을 사지 않는다면 인도나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에서 상품을 사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중-미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은 미 국채 9000억 달러어치를 갖고 있을 정도로 두 나라 경제는 긴밀하게 서로 연계돼 있다며 무역흑자를 낸다고 해서 반드시 환율정책과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헐값에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상품을 막고 궁극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이다. 원 총리는 특히 미국에서 아이팟은 299달러에 팔리지만 중국 제조회사가 얻는 이익은 4달러에 불과하다며 중국에 등록된 5만 개의 미국 회사 가운데 2만2000개가 수출기업으로 미국이 중국 수출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미국 회사를 벌주는 것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원 총리는 유럽에 대해서도 보호무역을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원 총리는 3일 아테네 그리스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유럽이 가능한 한 중국의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고, 첨단기술 수출 제한을 완화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거부함으로써 양측 교역이 증진할 수 있는 환경이 배양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