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환율 포탄에 금리 방어선

Posted October. 15, 2010 08:20,   

日本語

한국은행이 물가 안정보다는 환율 방어를 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물가가 내년까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중심치인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루가 다르게 격화되는 환율전쟁에서 한국만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14일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7월 물가 상승 우려에 따라 2.00%에서 0.25%포인트 올린 뒤 8, 9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동결한 것을 10월에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우리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대외 여건이 중요하다며 환율전쟁은 경제의 하방 위험이 된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만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내외 금리 차가 확대돼 외국 자본의 유입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외국 자본의 유입은 곧 원화가치의 상승을 초래해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다만 김 총재는 3% 안팎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살아있다고 밝혀 향후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날 한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하기로 하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0%포인트 폭락한 3.08%로 거래를 마쳐 역대 최저치(2004년 12월 7일 3.24%)를 갈아 치웠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사상 최저인 3.45%로 0.19%포인트 급락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9.80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110.9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3.61포인트(1.26%) 오른 1,899.76에 마감돼 1,900 선의 턱밑까지 급등했다.



차지완 조은아 cha@donga.com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