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든 외국 선수든 누구도 가보지 못한 코스잖아요. 홈 어드밴티지는 없다고 봐야죠. 쉽지는 않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성백(25국민체육진흥공단사진)은 선전을 장담하지 않았다. 설령 사이클의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사이클 도로경기는 변수가 많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물론이고 날씨, 도로 여건, 산악 구간 포함 여부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타고 있는 사이클에 덜컥 고장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10월 초 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도로경기에 출전했던 그도 그랬다. 사이클에 문제가 생겨 메달은커녕 아예 순위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는 한국 도로 사이클의 선두 주자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는 금 2, 동메달 1개를 땄다. 2007년 투르 드 코리아 원년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한국 사이클 역사상 올림픽 남자 도로경기에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사이클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선수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룬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좌절을 경험한 박성백은 지난해 해외진출을 모색했고 일본 식품 기업이 창단해 프랑스에 근거를 둔 메이탄홈포에 입단했다.
사이클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뛰고 싶었어요. 유럽에서 사이클 인기는 정말 대단해요. 한달에 20일 넘게 대회가 열리고 TV만 틀면 중계방송을 볼 수 있거든요.
그는 지난해 메이탄홈포 소속으로 투르 드 코리아에 출전해 단체 우승을 합작하는 등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외국 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향수병을 앓았고 우울증도 겪었다. 결국 올 초 국내에 복귀했다.
박성백은 이번 대회는 광저우 아시아경기 대표팀 훈련 차출 등으로 소속 팀에서 최소 인원이 참가해 단체전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나 대회 마지막 날 광화문으로 들어오는 코스가 제가 자신 있는 평지라 개인 종합에서는 기대를 걸고 싶어요. 처음으로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지르는 역사적인 대회인데 우승자로 남으면 좋잖아요.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