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에서 지구의 사하라 사막보다도 많은 물을 머금은 토양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NASA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달 충돌 실험에서 얻은 분출물을 분석한 결과 달의 남극 주위에 있는 한 크레이터(crater) 지하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분석에 따르면 얼음과 뒤섞인 이곳의 토양은 약 5.68.5%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비율은 사하라 사막의 25%보다 2배가량 많다. 미 ABC방송은 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의 크레이터에서 올림픽 공인 수영장 1500개를 채울 수 있는 약 10억 갤런(38억 L)의 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ASA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는 달 기준으로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우주비행사가 그곳에 가 얼음을 녹인다면 수십억 년 동안 순수한 상태를 유지해온 물 맛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물을 정제해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면 지구로 귀환하거나 화성으로 재출발할 로켓 연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NASA에서 실험용 위성로켓 엘크로스(L-CROSS달 크레이터 관찰 탐지 위성)를 담당하는 앤서니 콜라프리트 수석연구원은 이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며 달에서 매우 가치 있는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NASA는 지난해 10월 달 표면에 물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엘크로스를 시속 9000km의 속도로 카베우스(Cabeus) 크레이터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위성로켓이 달에 충돌하며 일으킨 먼지 파편 기둥의 입자를 뒤따르던 우주선이 수집해 성분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NASA는 7900만 달러(약 892억 원)가 든 이 실험에서 최소 26갤런(98L) 정도의 수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추후 연구에서 40갤런(152L) 이상의 수분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에서 수분 말고도 칼슘 마그네슘 은 수은 등의 성분을 검출한 점 역시 큰 수확으로 꼽고 있다. 이는 달의 기원을 되짚어볼 과학적 자료로도 유용하지만, 달 탐사 및 상주기지 건설에 필요한 자원을 현지에서 얻을 수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브라운대 행성지질학과의 피터 슐츠 교수는 우리는 깊고 어두운 크레이터 속에서 세상을 뒤엎을 엄청난 보물을 발견한 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양환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