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 합의안이 사실상 도출된 가운데 양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에 이어 9일 오전 11시부터 재개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간 통상장관회의는 오후 1시경 일단 종료된 뒤 오후 4시반경 다시 열렸다. 양측이 대략의 합의안을 도출 한 뒤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청와대와 백악관에 보고하는 시간을 가진 뒤 정부 수뇌부의 의견을 토대로 합의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 정상의 바람대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최종 합의안 발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2007년 4월 협상타결, 같은 해 6월 30일 추가 협상타결과 공식서명 이후 3년 반동안 지지부진하던 한미 FTA 발효도 주요 국면을 다시 맞게 됐다.
양측은 추가 협의에서 미국 의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자동차 분야의 추가 개방에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안전 및 환경 기준 완화와 관련된 미국 측의 요구를 부속서 형태로 담는 선에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세 문제 등 협정문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미국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쇠고기 수입 개방 확대 문제는 한미 FTA와 별개라는 우리 쪽 입장을 미국이 받아들이는 선에서 논의를 정리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국책기관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가 완전시행되면 10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3억 달러 증가하고, 미국의 대한 수출은 86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합의안이 나올 경우 양국 정상은 11일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국내 비준절차를 빠른 시일 내 완료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미 올 6월 토론토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가 진전이 있을 경우 내년 초 한미 FTA 이행을 위한 관련 법률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의사일 기준으로 최대 90일간 FTA 이행 관련 법률안을 심의 후 의결하도록 돼 있어 이후 양측이 FTA 발효를 위한 국내절차를 마쳤다고 상대국에 통보하면 한미 FTA는 60일후에 발효되게 돼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한미 FTA가 정식발효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혜진 hyejin@donga.com